동유럽

[스크랩]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야경

기차니 2007. 8. 4. 07:35
**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야경 ** 파이프 오르간 연주가 끝나고 성당을 나왔다. 이미 해는 지고 부다페스트의 하늘은 다시금 그 마법과 같은 깊은 푸른색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다시 거리는 노오란 황금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부다페스트는 낮이 되면 밤의 베일을 벗는 곳이 아니고, 밤이 되면 낮의 베일을 벗 는 곳이었다. 불빛야경.jpg 아까 들어갔었던 성당이, 들어갈때의 모습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으로 물들고 거리의 가로등 도 같은 색으로 빛나고 있었다 불빛야경8.jpg 강변으로 내려왔다. 강 건너로, 부다페스트의 상징인 국회의사당이, 어둠속에 불을 켰다. 강변 도로를 따라 가로등이 일렬로 켜진다. 그냥, 그렇게 사진에, 마음에, 기억에 담아두는 걸로는 모자라 추억에 담아두는 푸른 하늘과 빛나는 국회의사당의 모습에, 시간감각이, 공간감각이 희 미해져 간다. 겔레르트 언덕의 상징물인 소녀상이, 드디어 눈앞에 다가왔다. 불빛야경7.jpg 드문드문, 차들이 지나가고, 배가 지나가며 긴 궤적을 남겨놓는다. 하지만, 저 모습에 나는 무엇 을 남겨놓을지조차 생각하지 못한 채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불빛야경6.jpg 부다의 강변을 따라 올라간다. 딱 글루미선데이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시간과 공간속에서, 세체 니 다리가 슬프도록 화려하게, 그리고 그 뒤로 오늘 야경을 보러갈 장소인 겔레르트 언덕이 이리 로 오세요, 라며 나를 유혹한다. 위로 올려다보면, 부다쪽의 상징물인 왕궁이, 나는 왕궁이다, 라는듯 국회의사당에 뒤지지 않는 빛을 발한다. 모든것이 마치 꿈을 꾸는듯한 기분이다. 불빛야경5.jpg 겔레르트 언덕으로 가며, 자꾸 뒤가 밟힌다. 페스트쪽으로 점점 멀어지는 국회의사당이, 나를 붙잡는다. '찬란'이라는 말은 이럴때 쓰기에 딱 적합한 단어다. 검푸른 색으로 물들어가는 하늘이, 부다페 스트에 내려앉은 어둠이, 홀로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국회의사당이, 차들이 지나다니는 길가 의 가로등이, 찬란하다. 불빛야경4.jpg 사슬모양을 한 세체니 다리는, 화려해서 슬프다. 프라하의 아름다운 야경을 보면서도 나는 왠지 슬퍼져서 엉뚱하게도 소식의 적벽부 따위를 떠올리고 있었는데, 부다페스트에선 그때보다 더 가 슴이 먹먹하다. 왜 아름다운 것을 볼때마다 나는 웃음이 나기보다는 가슴이 먹먹해지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조잡한 교갹을 수십개 가지고 있지 않고, 딱 두개만의 교각을 가진 기품있는 세체니 다리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화려하고, 그래서 더욱 슬프다 불빛야경3.jpg 겔레르트 언덕의 밑에서 신발끈을 질끈 동여매고, 삼각대를 짊어지고 언덕을 올라간다. 멀리서 보기엔 그렇게 높아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올라가려니 제법 멀고 힘이 든다. 그러나 가장 무거운 짐을 짊어진 나는, 일행들을 훨씬 앞서서 거의 언덕을 달려올라가다시피 한다 불빛야경2.jpg 야경을 보려는 사람들이 난간에 많이들 붙어있다. 나도 난간쪽으로, 발걸음이 바쁘다. 그리고 난간으로 다가서니, 밤의 부다페스트가 그렇게 내게로 왔다 불빛야경1.jpg 세체니 다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부다와 페슈트를 가르는 도나우강 양쪽으로 가로등이 점점이 빛나고, 그 사이로 세체니 다리가, 한 눈에 들어온다. 에르제베트 다리 밑으로 커다란 유람선이 막 지나가려 하고 있었다. [ 출처 : blog.chosun ] 2007 . 08 . 03 / SUN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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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모 : 헝가리 부다페스트의 야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