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스크랩] 죽기전에 봐야 할 교토의 정원 베스트 11 -2부

기차니 2009. 1. 30. 15:39

 

 

당치도 않은 죽기전에.. 시리즈의 두번째 글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생각도 못 했는데 여러분들이 봐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이번에는 서설을 줄이고 바로 내용으로 들어가겠습니다.

다시 앞에 올린 지도 겸 배치도를 올리겠습니다.

 

 

 

이번에는 다이토쿠지부터 역시 시계방향으로  명소에 대한 소개를 올리겠습니다.

 

 


 

 

 

6. 다이토쿠지 (大德寺)

 

다이토쿠지는 교토 서부의 묘신지(妙心寺)와 쌍벽을 이루는 교토 굴지의 사원단지입니다.

한 블록이 모두 사원으로 덮여있는 사원마을이죠.

 

교토의 사원은 중심이 되는 절이 있고 그 주위를 둘러서 부속사원인 塔頭가 빼곡히 세워져 있습니다. 특히 다이토쿠지와 묘신지는 그 정도가 심하죠. 이곳들은 그 중심사원보다 부속사찰을 돌아보는 것이 더욱 흥미있습니다. 정원도 그렇고요.

 

일단 다이토쿠지는 계절에 따라 다르지만 네개의 부속사찰이 항상 개방되어 있습니다.

다이센인(大仙院), 코토인(高桐院),료겐인(龍源院),즈이호인(端峰院)으로 모두 카레산스이 정원의 정수로 손꼽는 곳입니다.

 

다이센인은 선(禪)의 사상과 신선사상을 장엄하게 표현한 카레산스이 정원의 대표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 가 보면 정말 좁은 - 방장과 담 사이에 좁은 공간 30평정도의 크기 - 정원에 불과하지만, 이 곳에는 일본정원의 모든 개념이 녹아있습니다. 불교의 선과 도교의 신선사상이 대표적으로, 중국 송과 원대의 산수화, 특히 수묵화를 그대로 바위와 나무로 입체화해 표현한 대작입니다.

 

 

 

다만 아쉬운 것은 모두 촬영금지 구역이라서 사진으로 설명할 수가 없는 것입니다.

위의 사진은 어떨결에 찍은 것으로 하단의 돌은 배를 의미하며 신선에 세계로 이끌어주는 역활입니다.

 

 

 

다음은 료겐인입니다.

이곳은 다이센인보다는 훨씬 규모도 크고 정원도 네곳이나 존재합니다.

이곳 또한 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카레산스이 정원입니다.

 

촬영이 금지된 다이센인보다는 자유스럽게 감상하면서 정원을 즐길 수 있습니다.

객설이지만 왜 정원에 촬영을 금지하는지 정말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다이센인도 그렇고 남부 다이고지의 산보인(토요토미 히데요시가 작정했다는)도 철저하게 촬영을 금지합니다.

 

 

 

입구를 들어오면서 처음 보게되는 코다테라고 이름붙은 정원입니다. 오직 바위 두개와 백사로 표현된 정원인데, 예전 임제종의 시조가 살았던 중국의 산수를 옮긴 것이라 합니다.

 

 

 

료겐인의 대표적 정원인 잇시단입니다.

이 정원은 일본정원의 기본요소를 설명하기에 가장 좋은 모범적인 정원입니다.

불교사원이지만 도교의 봉래신선사상이 그대로 투영된 정원으로, 일단 하얀 모래는 드넓은 바다를 의미합니다.

중앙에 이끼위에 서있는 돌은 만년을 산다는 거북을 표현한 카메지마(거북섬), 우측 맨 끝에 있는 것이 천년을 산다는 학을 표현한 츠루지마(학섬), 거북섬 위에 있는 가장높은 바위들은 신들이 산다는 봉래산을 표현한 것입니다.

 

인간의 번뇌, 특히 삶과 죽음에서 벗어나려는 불교에서 무한한 삶을 추구하는 봉래사상을 표현한 정원을 보며 어떤 깨달음을 얻으려 한 걸까하는 의문이 들기도 합니다.

 

 

 

이 정원은 비록 최근(쇼와시기)에 작정된 작품이지만, 형식을 뛰어넘는 과감한 발상을 통해 명정(名庭)의 지위를 거머쥐었습니다.

아마 다이토쿠지하면 이 잇시단을 떠오르게 됩니다.

보통 이런 식의 정원에서는 봉래섬이 제일 크고 중앙에 위치하고 카메지마와 츠루지마는 거의 같은 크기로 호위하듯 좌우에 배열됩니다.

그러나 이곳에서는 카메지마를 거의 정원의 반을 차지하고 둥근 이끼위에 당당하게 서있는 섬으로 표현하여 작정가의 파격적인 의도가 엿보입니다. 다만 그 의미는 모르겠지만, 미적 감각은 뛰어난 것 같습니다.

 

 

 

여행책자에서는 워낙 다이센인을 호평하며 다루기때문에 상대적으로 료겐인은 한적한 편입니다.

그래서 교토에서 조용히 정원을 감상하기에는 최적의 장소라고 생각합니다.

저도 저 혼자서 방장의 툇마루에 앉아 왜 작정가가 이런 식으로 표현을 했을까 하면서 공상에 잠기기도 했습니다.

결코 료안지나 금각사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죠. 빨리 비켜 주어야 하니...

 

 

 

세번째 정원 료긴테입니다.

이곳은 불교사상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정원으로 무로마치 시기에 작정된 유서깊은 정원이죠.

중앙에 경사지게 서있는 큰 바위는 불교의 아미산을 표현한 것입니다. 물론 바닥의 이끼는 광활한 대양을 의미하고요.

 

저 아미산을 의미하는 바위는 양쪽에 작은 바위를 끼고 있어 불상의 배치형태인 삼존석이라고도 합니다.

 

 

 

마지막정원 토케키고라는 정원입니다.

건물 사이 자투리 땅을 이용해 만들어진 정원이지만,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무한한 넓이와 깊이를 느끼게해주는 명정입니다.

 

 

 

코토인은 솔직히 정원보다는 단풍을 보러 갑니다.

위의 사진은 해가 기울고 있어서 그늘져서 그 화려함을 느낄 수 없지만, 이 참배로가 온통 붉은 단풍으로 덮여서 황홀경을 만들어냅니다.

예전 제가 올린 사진이 있긴 합니다. 교토가 준 최고의 풍경인가 하는 제목으로...

 

 

 

일본 여행책자의 가을특집에 꼭 빠지지 않는 장면입니다.

이렇게 가을빛이 충만한 참배로를 따라 들어가면 다이토쿠지에서 백미로 일컬어지는 방장정원이 나타납니다.

 

 

 

코토인은 다른 곳과는 달리 직접 정원으로 내려가 거닐 수가 있습니다.

대표적인 정원은 방장에 면하고 있는 남정(南庭)이지만, 이 정원은 전체가 이끼로 덮여있어 그냥 툇마루에서 감상하는 정원이고, 나머지 정원은 직접 거닐면서 아기자기하고 다채로운 정원을 즐길 수 있습니다.

 

위의 사진과 같이 다실(茶室)에 이르는 길입니다. 정말 운치가 있죠.

 

 

 

다시 건물로 들어오면 정원의 다양한 식재들이 가을을 맞이하여 더욱 화려한 빛을 발합니다.

 

 

제가 실력이 부족하여 당시의 빛을 다 살리지 못했지만, 직접 보면 숨이 막힐 정도로 화려합니다.

제 얼굴이 붉고 노랗게 물들 정도로 화려한 빛이죠..

어두운 방장내부에서 보면 검은 건물벽과 기둥사이로 산수화가 걸린 듯한 느낌입니다.

일본정원의 또다른 형식인 액자식 정원이죠.

 

 

 

코토인의 하이라이트! 방장남정입니다.

아직 가을이 무르익지가 않아서 덜하지만, 절정기에는 저 푸른 이끼밭이 모두 붉은 단풍잎으로 덮입니다.

사진가들의 단골 출사장소이기도 하고요.

 

 

 

이 정원의 특징은 분명 좁은 정원을 마주대하고 있지만, 툇마루에 앉아 정원을 바라보다보면 심산유곡, 깊은 산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하게 합니다.

배후의 대나무숲이 적절히 빛을 차단하고 그 뒤로도 빽빽한 숲이 있는 듯한 분위기를 만들죠.

전형적인 액자식 정원입니다. 다만 코토인은 그 프레임이 부족하여 그냥 카레산스이 정원으로 분류가 되긴 합니다.

 

 

 

이끼로 만든 융단에 단풍잎이 내려앉았습니다. 다만! 양적이나 질적으로 부족하네요..

 

 

 

이 남정은 카메라를 향하기만 하면 정원을 배경으로 다양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처마에 매달린 등이나 정원안의 석등, 툇마루에 앉아 정원을 감상하는 사람들.. 등등 많은 주제를 가지고 찍을 수 있습니다.

 

 

 

다시 방장을 나오면 또 이렇게 곳곳이 다양한 식재와 석등, 비석(바닥에 깔린 돌)등을 가지고 참 이쁘게도 꾸며놓았습니다.

 

 

 

 

 

 

코토인은 역사적으로도 의미있는 절입니다.

일단 이곳을 세운 사람이 호소카와 산사이로 자신의 숙부를 창시자로 해서 창건했습니다.

뭐 이분은 그렇다 치고라도, 이분의 처! 일본 전국시대를 조금이라도 접하셨다면 아실만한 오다노부나가를 암살한 희대의 영웅 아케치 미츠히데의 딸입니다. 거기다가 이분이 이름이 가라샤, 즉 카톨릭교도여서 종교때문에 학대받다가 자살에 이르죠.

그 가라샤가 이곳에 묻혀 있습니다. 더 자세하게는 호소카와 가문의 가문묘지이기도 합니다.

 

또!!!

바로위 사진! 다실앞에 놓이는 츠쿠바이라는 장식적 요소가 큰 물통^^입니다.

 

이게 또 문제입니다. 그 유명하신 카토 기요마사(구마모토성의 성주)가 당당히 조선 왕성(아마도 경복궁 정도)의 정문 주춧돌을 뽑아 온 것을 위의 산사이에게 선물로 준 거라 합니다.

카토 아저씨^^가 집어온 것이 많아서 교토 에칸도에는 조선석등도 있습니다. 전문 문화재 절도단인지...

 

 

 

소개만 하는 글인데 코토인은 너무 많은 내용을 쓰는 것 같네요..

아까의 남정인데 이렇게 앉아서 천천히 감상하는 것이 정석입니다.

여기에 약간의 돈을 더하면 말차를 마실 수 있습니다.

 

 

 

다정한 연인의 모습도 간혹 보입니다. 물론 대부분은 중년 여성이지만...

 

 

 

지붕이 이끼로 덮인 표문(表門)위를 단풍들이 불타는 듯이 솟아 있습니다.

 

즈이호인은 일정상 방문한 적은 없지만 역동적인 카레산스이 정원으로 유명합니다.

다른 카레산스이 정원이 잔잔한 바다에 놓은 섬들을 형상화한 것이라면, 즈이호인은 폭풍우로 넘실대는 바다에 파도가 부딪치며 견뎌내는 섬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현대 작정가에서 최고 명성을 가진 시게노리 미레(重森三玲)가 1961년 만든 작품으로 항상 역동적인 정원을 즐기는 그의 대표작입니다.

추후 다룰 예정입니다.

 

 


 

 

7. 만슈인 (蔓殊院)

 

교토 동북부에는 3대 명정(名庭)이 있습니다.

만슈인과 시센도(詩仙堂), 슈가큐인리큐(修學院離宮)인데, 슈가쿠인리큐는 궁내청에서 관리하기 때문에 사전예약도 해야 하고, 또 가을철에는 경쟁이 심해 좀처럼 볼 기회가 나지 않습니다.

시센도는 중국의 시인 36명의 그림이 있다고 해서 그 이름이 유래합니다. 물론 이곳도 유명한 정원이고 사람들로 항상 붐비는 곳입니다. 이곳은 원래 에도시대초기 한 장군의 은거지로 만들어졌지만, 최근에 절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세곳중에 처음부터 사원으로 세워진 것은 만슈인뿐입니다.

원래 히에산에 창건된 것을 에도초기 현재지로 옮겨세운 것으로 대대로 황족이 주지를 하는 몬제키(門跡)사원입니다.

 

 

 

이 만슈인은 일본황족의 서글픈 역사가 담겨있는 곳입니다.

지금은 당당히 건재한 황실이지만, 에도초기 도쿠카와 장군가의 눈치를 보고 멸시받고 살아야했던 과거가 이곳에 있죠.

 

일단 남부의 가츠라리큐를 지은 사람이 황족 토시히토(智仁)친왕입니다.

이사람은 인생이 말 그대로 꼬인 사람인데, 총명하여 토요토미 히데요시에 눈에 띄어 그의 후계자로 지명됩니다.

그러나 히데요시에게서 친자식이 태어나면서 그 자리에서 쫓겨나고, 조선출병(임진왜란)을 해서 조선에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 그를 천황으로 세운다고 했다가 물거품되어 있는 와중에 히데요시의 관백직을 이어받은 조카가 참살당하는 걸 보고 불안한 삶을 살아갑니다.

 

그러다가 토요토미 집안이 멸망하고 그가 천황을 이으려하자 당시의 도쿠카와 이에야스가 너무 뛰어난 사람이 천황이 되면 정권이 불안해질까봐 거부하여 천황도 못 되고 장군가의 감시를 받으며 생을 마감하게 됩니다.

 

그 좌절에서 세운 것이 가츠라 리큐이고 이곳에서 유폐생활을 하게 되죠.

 

그 토시히토의 차남이 세운 절이 만슈인입니다. 그 차남 료쇼(良尙)친왕도 결국 머리를 깍고 중이 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사원으로 세우긴 했지만, 황족의 품위를 위해서인지 위안을 위해서인지 또 당대의 최고 작정가 고보리엔슈를 불러 정원을 꾸미게 됩니다.

물론 고보리엔슈의 작품이라는 설이지만, 그의 사후 세워진 것이라 불확실하기도 합니다.

그의 뜻을 이었다고 해야 정확할 듯 하네요!!

 

 

 

 고보리엔슈가 즐겨 사용한 하얀 모래를 통해 대양을 표현하고 그 위에 학과 거북의 섬을 띄우는 양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중앙에 보이는 둥근 섬이 거북의 섬, 즉 카메지마이고 오르쪽에 보이는 것이 학의 섬, 츠루지마입니다.

안쪽 깊숙히에 보이는 또다른 섬은 물론 봉래도이고요.

즉 일본정원에서 지겹게 나오는 정토사상을 또다시 표현한 작품입니다.

 

 

 

 이것은 올빼미가 네군데에 새겨져 있다고 해서 올빼미의 쵸즈바치라고 합니다.

 

 

 

이 정원에는 석등(등롱)이 5개가 배치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석가의 설법을 다섯시기, 여덞의 가르침으로 나눈 것을 간접적으로 나타낸다고 합니다.

 

 

 

사진에는 저 탑같이 생긴 석등밖에 나오지 않지만, 학의 섬 뒷편에 만슈인의 독특한 석등인 키리시탄등롱(기독교석등)이 있습니다.

 

불교사원 정원에 왠 기독교석등! 하면서 의문을 갖을 분들이 계시겠지만, 당시 황족들은 고보리엔슈등을 기독교선교사에게 소개해 서양문물을 배우게 합니다. 그래서 황금률, 원근법등의 수법이 일본정원에 도입이 되게 된 것이고 만슈인에는 당시 선교사들이 헌상한 와인병과 잔이 남아있을 정도입니다.

 

키리스탄 등롱은 하부에 마리아의 형상을 한 조각이 있다고 해서 이름붙이 것입니다.

기독교의 박해속에서도 그렇게 명맥을 유지해 간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모래위에 참 모양을 잘 낸것 같습니다.

이런 모양 기다란 대걸래 비슷한 것으로 사람이 끌명서 작업하는 겁니다.

푸른 이끼와 흰모래가 좋은 색채적 조화를 보여줍니다.

 

 

 

이곳도 다실이 마련되어있고, 그곳을 이루기까지 다양하게 장식되어 있습니다.

위의 사진에 보이듯이 돌이 놓인 것을 비석(飛石)이라고 합니다.

저 비석에만 10여가지의 방법과 종류가 있습니다.

 

 


 

결국 3부까지 가야 할 것 같습니다.

다이토쿠지를 너무 많이 다룬 것 같네요.

3부에서는 완료하도록 하겠습니다.

 

 

출처 : 일본 교토 이야기
글쓴이 : SETEPENR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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