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디안 로키 여행은 밴프에서 시작된다. 한때 조용한 온천마을에 불과했던 밴프는 이제 연간 500만명이 넘는 여행자가 거쳐 가는 명소로 거듭났다.
떠들썩한 유명세에 비해 밴프 시가지는 무척이나 단출하다. 걸어서 충분히 다 둘러볼 수 있을 만큼 작은 마을이다. 하지만 숙박시설, 레스토랑, 액티비티 프로그램 등 여행을 위한 시설이 잘 갖춰져 있어 언제 찾아도 기대 이상의 시간을 선사한다. 현지 문화를 돌아볼 수 있는 박물관, 장인들이 만드는 토산품 공방 등 아기자기한 볼거리도 많고 대자연을 벗 삼아 온천 골프 스키도 즐길 수 있다. 캐나디안 로키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이 축약돼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밴프에서 만날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은 역시 풍경일 것이다. 밴프는 대자연의 결정체, 캐나디언 로키를 감상할 수 있는 최적지로 꼽힌다. 곤돌라를 타고 설퍼산 정상(해발 2285m)에 올라 바라보는 풍경은 너무 아름다워 오히려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 말문이 막혀 감탄사조차 나오지 않는다. 수십 m 쭉쭉 뻗은 전나무와 그 주위를 둘러싼 로키의 산들이 담담하게, 그러나 또렷하게 보는 이의 마음을 두드린다. 그 느낌, 여행이 끝난 후에도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야외온천 `어퍼 핫 스프링스`에 몸을 담그고 바라보는 캐스케이드산과 노케이산 풍경도 아주 근사하다. 죽은 자들의 영혼이 만나는 곳이라는 미네완카 호수에는 신령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트랜스 캐나다하이웨이 서쪽 입구 쪽에 있는 버밀리언 호수 역시 아름답기는 마찬가지. 눈을 향하는 모든 곳이 한 폭의 그림이고 한 편의 시(詩)다. 이렇게 아름다워도 되는 걸까. 창조주의 아주 특별한 사랑을 받은 곳임에 틀림없다.
밴프에서 서북쪽으로 56㎞ 떨어진 곳에는 세계 10대 절경으로 꼽히는 레이크 루이스가 자리하고 있다. 빙하가 침식하면서 생긴 웅덩이에 얼음이 녹아 흘러내린 물이 고여 만들어진 호수로, 캐나디안 로키가 품은 300여 개 호수 중 가장 유명하고 아름답다.
레이크 루이스의 규모는 길이 2.4㎞, 폭 800m, 수심 70m. 빙하 호수 특유의 빛깔, 즉 초록빛과 푸른빛이 섞인 듯 오묘한 색채가 신비로움을 자아낸다. 뒤쪽으로는 빅토리아산이 듬직하게 호수를 호위하고 있다. 호반에 위치한 리조트 호텔 `페어몬트 샤토 레이크 루이스`는 이 지역의 상징이나 다름없다. 우아한 고성 같은 외관은 풍경의 일부가 돼 객(客)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레이크 루이스 가까이에 있는 모레인 호수는 보다 장엄하고 대담한 풍경을 펼쳐 보인다. 물이 아니라 커다란 크리스털이 땅에 박혀 있는 것만 같다. 현란한 마술쇼를 하듯 호수 빛깔은 시간에 따라 색채를 달리한다. 주변을 둘러싼 10개의 봉우리 `텐픽스`가 연출하는 풍경도 장관이다.
밴프에서 재스퍼까지 장장 310㎞에 걸쳐 이어지는 길 `아이스필드 파크웨이`를 따라 드라이브를 즐기는 시간 역시 환상적이다. 북미 대륙 최대 빙원인 컬럼비아 아이스필드도 이 길 위에 있다. 멈추고 싶은 곳에서 멈추고 달리고 싶은 곳에서 달리면서 길이 안내하는 대로 따라가다 보면 캐나디안 로키가 품은 절경을 두루 감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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